지저귀는 소리가 반가워진 그날 나는 흐리멍텅 대변기에 앉아 꿈의 자아를 비스듬히 잘라 머물고 싶다고 바라다 체념했죠 생활관에서 오가는 정치적 중립을 줄타기 하는 아래 편히 누울 수 있나요 집으로 도망치다 소나기를 만나 전투화도 젖는지를 어제 처음 알았어요
세계는 뿌옇고 피곤한 눈가에 하수관을 타는 듯 한 줄기 탁한 눈물 강이 된 허무를 마음이 지었다면 그대와 대화할 때 더듬어도 될 거예요
주인장 따님 카후 치노 선배를 비롯한 아르바이트 전력이 여행을 떠난 늦겨울. 어쩌다 그 2주 간 대타로 일하게 된 이곳, ‘래빗 하우스’는 생각 외로 바빴다. 특정 시간대에 막 몰리는 편은 아니지만―물론 점심∙저녁 시간대에 손님 수가 많이 늘어나기는 해도― 적은 손님이라도 매시간 꾸준히 자리를 채우기 때문에, 숨을 돌리는 여유의 빈도는 많아도 그 길이가 길...
오늘따라 밖이 많이 어둡다 싶어서 창 너머를 바라본 순간, 번개가 번쩍이더니, 굉음과 함께 땅이 흔들렸다. “책상 아래 숨어!”라는 선생님 지시에 반 애들 모두가 따라줄 만큼 크게 진동했다. 큰 지진인 것 같은데, 지진의 흔들림과는 전혀 다른, 일종의 충격파 같은, 꿀렁꿀렁 거리는 기분 나쁜 진동이었다. 마침 급식시간인지라 국이 엎질러지고 우유병이 떨어져 ...
결국 다시 무릎 꿇는 자리로 돌아온 게 이성적으로 그리 납득이 가지는 않는다. 사흘 전, 전전하던 인디 클럽의 록 기타 리프가 더 이상 아드레날린을 쥐어짜내지 못 하게 되었다는 걸 내 의지로 받아들이고 말았다. 그리고 그 날은 하루종일 마룻바닥에 누워 휴대폰으로 메모장을 켜고 죽음에 대한 키워드를 떠올려 적었다. 처방 받은 수면제를 한꺼번에 털어넣는 게 가...
1년 전 폭우는 내 삶의 터전을 바꿔 놓았다. 그날따라 하늘의 채도가 낮긴 했지만,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급해서 화장실 잠깐 들른 사이에 비가 쏟아지면서 오작교가 그렇게 빨리 철수할 줄을 예상이나 했겠나. 직녀 공주님도 참 무심하시다. 어떻게 시녀 한 명 저편에 툭 남겨두고 휙 떠나시나. 혹여나 발병이 걸리시지는 않으셨는지 걱정된다. 얼떨결에 머물게 된 견...
작가-지망생-지망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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